티스토리 뷰

자신감 있게 웃는 모습


잘못된 권위에 '노'라고 말하는 상위 12.5%

미국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이 "징벌에 따른 학습 효과에 대한 실험"을 한다고 참가자를 모집했다. 


스탠리 밀그램 실험 모집 광고스탠리 밀그램 실험 모집 광고


흰 가운을 입은 실험자는 참가자를 선생 역할과 학생 역할로 나누어 각각 1명씩 짝을 지어 실험했다. 실험자는 학생 역할의 참가자를 의자에 묶고 전기 충격 장치를 연결했다. 선생 역할의 참가자에게는 학생이 풀 문제를 주고 틀릴 때마다 15볼트씩 높여서 전기 충격을 가하라고 지시했다. 


처음 시작은 15볼트, 기계 최대치는 450볼트였다. 기계에는 300볼트가 넘는 전기 충격을 사람에게 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적혀있었다.


실험자는 흰색 가운을 입고 전압을 올릴지 말지 고민하는 선생들에게 '실험의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며 전압을 올릴 것을 강조했다.


사실 밀그램이 관찰하고자 한 것은 징벌에 따른 학습 효과에 대한 실험"이 아니었다. 

"권위에 대한 복종"을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학생 역할의 참가자는 사실 연기자로, 전기충격을 실제로 받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흰 가운을 입은, 권위를 지닌 실험자의 압력에 선생 역할의 참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전압을 어디까지 높일 것이냐에 대한 실험이었다. 


실험 전 밀그램은 기계 최대치 450볼트까지 충격을 가할 선생 역할의 참가자는 0.01% 정도로 예상했다. 실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밀그램 실험 결과 그래프. 해당 전기볼트에서 멈춘 참가자 비율. 그래프 소스: 판다영감밀그램 실험에서 전기볼트 별 멈춘 참가자 비율. 그래프 소스: 판다 영감


선생 역할의 참가자 65%가 기계 최대치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렸다. 오직 참가자의 12.5%만이 위험치 300볼트에서 흰 가운을 입은 권위자에게 'NO'라고, 더이상 전기 충격을 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내가 12.5%에 속하는 사람일까?

몇 년 뒤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필립 짐바르도(Phillp Zimbardo)가 실험을 했다. 


24명의 학생을 모아 교도관 역할의 참가자와 수감자 역할의 참가자로 나누었다. "교도관"은 제복과 호루라기, 야경봉을 배급받았고, "수감자"는 죄수복을 입었으며 죄수 번호를 부여받았다. 교도관의 가학적인 면과 수감자의 우울증이 지나쳐 육체적 심리적으로 위험해졌다. 원래 2주간 계획된 실험이 5일 만에 끝난다.



"착한 사람들도 악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되고 유혹될 수도, 이끌릴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인격, 성격, 도덕성을 무시하게 만드는 "갇힌 상황"에 몰입해있을 때, 인간이 비이성적이며 어리석고 자멸적이고 반사회적이며 어리석은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짐바르도 교수



이러한 '악한' 행동은 꼭 "학생" 실험자에게 볼트를 가하는 것과 "수감자" 실험자에게 가학적으로 구는 것만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따돌림을 당하기 싫어 남을 따돌렸던 일, 어떤 그룹에 소속되기 위해서 안 좋은 행동인 걸 알면서도 같이 했던 일, 후환이 두려워 권위에 무조건 따랐던 일, 괜히 내가 불똥 튀길까 다른 사람 일 모른 체 지나갔던 일, 멋있게 보이고 싶어 했던 일 등 일상생활 속 '악'도 포함된다. 


솔직히 나도 학창시절 때 다른 사람 따돌렸던 적이 있다. 따돌림당하던 애가 노래방에 같이 가고 싶어 해서 같이 가되,돈을 혼자 내도록 한 적도 있다. 다른 애 옷 입은거 보고 친구들이랑 웃고. 지금 커서 생각해보면 후회도 되고, 나는 왜 좀더 강하지 못했을까 싶다.



루시퍼 이펙트, 짐바르도 교수가 말하는 '악'으로 가는 길


루시퍼 이펙트 인포그래픽 1 소스: 판다 영감루시퍼 이펙트 인포그래픽 2 소스: 판다 영감루시퍼 이펙트 인포그래픽 3 소스: 판다 영감

짐바르도 교수는 악한 행동을 거부하는 소수 12.5%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모두 악한 행동을 유도하는 상황에 맞닺드릴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과 다르게 악한 행동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 걸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루지 않습니다. 우리가 훈련한 바를 이룹니다."

“We don't rise to the level of our expectations, we fall to the level of our training.”

 -기원전 7세기 그리스 시인 아르킬로코스(Archilochus)



'매직 일탈', 조그만 반항부터 시작하자.

사회적인 압력으로 저지르는 '악'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볼수 있다. 바로 사회적 압력이 없으면 '악'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이코패스 제외) 즉, 루시퍼 효과로 인한 '악'은 필연적인 '악'이 아니다. 


사회적인 압력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악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짐바르도 교수는 "매직 일탈" 훈련을 권한다.

매직 일탈 - 필립 짐바르도가 권하는 일탈 방법


아침에 이마에 검은색 매직으로 네모를 그려보는 거

그런 상태로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가고, 회사에 가는 거다. 지하철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수 있고, 회사 사람들이 웃으며 그 네모가 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하루 8시간 동안만큼은 지우지 않는 거다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조그만 "다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느낄 수 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그 네모를 지우라는 압력"도 기억해둔다(같이 다니기 쪽팔리다고 해도 지우지 않는거다ㅋㅋㅋ)

매직 일탈은 "갇힌 상황"에서 벗어나는 훈련이다. 나중에 사회적인 압력을 느꼈을 때, 그 압력 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다. 일상생활 속 "이런 부끄러움"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반복한다면,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일을 하라고 사회적으로 압력을 받을 때, '노!'라고 외칠 수 있다. 

다른 훈련으로는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바닥에 5분동안 누워있기가 있다. (단, 잡혀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라!)


스탠퍼드 감옥실험에 '노'라고 말한 여자


후에, 스탠퍼드 감옥실험은 비윤리적이라며 비판을 많이 받았다. 수감자 역할의 실험 참가자들은 실제 감옥으로 걸어 들어 온 것이 아니라 (실험 참가에 동의한 후) 어느 날 갑자기 교도관 역할의 실험 참가자들이 끌고 왔다. 수감자들이 변기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한정되어 있어서, 그 시간 외에는 방안 물통으로 해결해야 했다. 교도관들은 실제로 수감자들을 빨가벗기는 등 성적 학대를 했고, 말을 안 들은 수감자는 누워서 자지도 못하는 고문 등 가혹 행위를 했다.


24시간 내내 5일 동안 이렇게 실험이 계속되던 중, UC 버클리 심리학 교수 크리스티나 마슬락이 실험 구경을 하러 왔다. 짐바르도 교수와 당시 사귀고 있던 사이였다. 


감옥의 상황을 본 마슬락 교수는 짐바르도 교수에게 당장 실험을 그만두라고 말한다. 당신 지금 이들이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는 거 안 보이냐고. 이 실험에서 당신은 수감자와 교도관의 변화에 놀라는데. 지금 이 실험으로 누구보다 변한 건 당신이다라고 말한다. 짐바르도 교수는 그렇게 실험 6일째 날, 스탠퍼드 감옥실험을 중단하기로 한다.


마슬락 교수는 후에 이렇게 말한다.

"그 당시에는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거 같았어요. 나도 심리학자인데, 내가 누구보다 더 이해해야 하는데,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넘어가지 못할까."


자기 남자친구가 몇 개월간 계획한 실험에 초대를 받아 놀러 가서 이러면 안된다고,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된다고 말하기 쉽지 않았을 거다. 남자친구 동료로부터 나대는 여자라는 얘기 듣지 않았을까?


짐바르도 교수는 마슬락 교수를 일상생활 속 영웅이라 칭한다. (이래서 남자를 잘 만나야해!) 그리고 일상생활 속 영웅이 되는 방법으로 "매직 일탈"을 추천하는거다. 짐바르도 교수와 마슬락 교수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잘살고 있다.

매직 일탈 시도해본 사람 후기 원한다!


[워터게이트 영화 추천] 데이비드 핀처가 명작이라 꼽은 영화 '모두 대통령의 사람들'

성격테스트 말고 '시간 개성' 테스트 해보자! 행복해지는 시간관 알아보기

모든 중동국 내란과 전쟁 원인은 두 나라 -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냉전"

같은 무선공유기로 인터넷 속도 높이는 3가지 방법 - 이웃 와이파이가 더 빵빵한 이유



가족과 친구와 나누기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네이버
밴드
카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