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무선공유기로 인터넷 속도 높이는 3가지 방법 - 이웃 와이파이가 더 빵빵한 이유

이사하고 노트북 하는데 인터넷 연결이 두시간에 한 번꼴로 자꾸 중간에 끊어졌다 다시 연결됐다 했다. 내 방이 무선공유기가 설치된 방 바로 옆방인데도 말이다. 노트북 문제인 줄 알고 서비스센터에 전화까지 했다. 무슨 무선드라이버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다시 켜보라고 하셔서 그랬는데 별 도움은 안되었다. 그래서 빡쳐서 와이파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부터 파봤다. 다시는 와이파이가 연결이 안 돼서 고생 안 하게. 무선공유기와 친해지는 3가지 방법을 공유한다.

｜무선공유기 귀를 'ㄴ'자로 다듬어주자.

와이파이 작동방식이 라디오 작동방식과 같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둘 다 무선통신시스템으로, 신호를 보내는 '송신기'가 있고 신호를 받는 '수신기'가 있다. 와이파이 전파가 라디오 전파보다 짧다뿐이다. 라디오 전파 '송신기'는 방송국에 있겠다. 라디오 '수신기'는 라디오 뒤에 달려있던 못생긴 은색 길쭉이다. (너무 어린 나머지 라디오 실물을 본 적이 없어 더 헷갈린다고 말한다면 할 말 없다) 무선공유기가 와이파이 '송신기'다. 사람들은 그것을 라우터라 부른다. 무선공유기에 달린 귀가 우리만의 송신기인 거다. 근데 송신기는 저기 있는데 와이파이 수신기는 핸드폰이나 노트북 어디에 달려 있는 걸까? 역시 외모지상주의 시대다. 수신기 모습이 너무 흉하니까 수신기 모습이 안 보이게 제품 내부로 넣어놓았다.

아이폰 7 뒷면에 줄이 그어져 있다.

소스 : Kristen Gismondi

아이폰 뒷면을 보면 흐릿한 흰색 줄이 있다. 거기가 바로 아이폰 수신기가 있는 곳이다. 와이파이 안테나라고 부른다.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애플이 그런 줄을 그어놓은 이유는 아이폰 껍질이 금속이기 때문이다. 와이파이 전파는 금속을 잘 통과하지 못한다. 그래서 안테나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코팅해 놓았다. 한마디로 '안테나 기스'이다. 밑 사진을 보면 내부 안테나가 가로(수평)로 설치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폰 6 플러스 와이파이 안테나 모습(왼쪽)과 위치(오른쪽)

소스 : ifitit.com

내부 안테나가 수평이라는 것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내부 안테나 각도와 와 무선공유기 안테나 각도가 평행을 이루어야 와이파이가 잘 전달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노트북 와이파이 안테나는 수평이다. 핸드폰 와이파이 안테나도 문자 보낼 땐 수평인데, 동영상을 보려고 핸드폰을 가로로 돌릴 땐 안테나가 수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무선공유기 안테나 두 개 중, 하나는 수직으로 하나는 수평으로 놓는 것이 좋다. 난 이것도 모르고 와이파이 사방으로 퍼지라고 이렇게 놓았다.

무선공유기 안테나 설치 그른 예(왼쪽)과 바른 예(오른쪽)

｜무선공유기를 하대하지 말라.

무선공유기를 바닥에 놓으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 무선공유기는 위보다 아래를 향해 전파를 송신한다. 와이파이 연결하려고 할 때마다 이상하게 우리 집 와이파이보다 이웃집 와이파이가 항상 더 잘 잡힌다는 생각이 들면 이 문제일 수 있다. 내가 무선공유기를 바닥에 내려놓아서 내 신호가 나한테 잘 안 오는 걸 수도 있고, 윗사람이 무선공유기를 바닥에 내려놔서 윗사람 신호가 나한테 오는 걸 수도 있다. (어느 게 더 슬픈 것인지 모르겠다) 또한 무선공유기 신호는 벽이나 금속에는 흡수되고 반사된다. 그래서 무선공유기 지저분해도 짱박아둘수 없다. 눈에 보이는 개방된 공간에 놓아야 한다. 와이파이 속도를 재는 핸드폰 어플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와이파이 속도 앱 제일 유명한 건 '벤치비'이고, 가장 평점이 높은 건 'Speedtest.net'이다. 무선공유기 신호는 대게 45ｍ 정도까지 전달되니 집이 넓다면 무선 확장기(리피터)를 사야 한다.

｜컴퓨터가 무선공유기를 질투한다.

모터가 있는 모든 전자제품이 무선 시그널을 방해한다. 모터가 있는 전자제품은 전자레인지, 텔레비전, 컴퓨터(!)도 포함한다. 그래서 데스크탑과 떨어질래야 떨어질수없는 무선공유기는 벽과 데스크탑 사이가 아니라, 벽과 벽 사이에 놓는 것이 좋다. 안테나 각도도 컴퓨터를 피해서 잡아줘야 한다.

무선공유기 설치 위치 그른 예(왼쪽)과 바른 예(오른쪽)

혹시나 와이파이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은 사람은 없겠다. (설마.) 사용하는 인터넷 양에 따라 속도가 느려질 뿐만 아니라, 남이 내 와이파이에 접속해서 내가 내 와이파이로 어떤 데이터를 쓰는지 파악할 수 있다. 내가 접속한 사이트는 물론이고 내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도 다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막말로, 요즘 세상에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 남의 와이파이는 내 비밀번호 도둑질하려는 도둑놈이다.

아이폰 뒷면 '안테나 기스'가 곧 없어지는 날이 오는지도 모르겠다. 애플이 새로운 복합 금속 재료에 대한 특허권을 신청했다. 이 특허권에 따르면, 새로 개발한 금속 생긴 건 일반 금속과 같은데 전파를 통과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근데 애플은 상용 한참 전에 미리 특허권 신청하는 거로 유명하니 당장 아이폰 8 '안테나 기스'가 없어질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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