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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타이틀페이지




좀비 트럼프케어가 당시 등장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케어(스키니 법안) 부결 과정에서 대망신을 겪고도 지금 다시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에 도전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7년 동안 오바마케어 폐지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공화당 의원들의 자존심이다. 두 번째는 9월 30일 데드라인이다. 공화당이 2017년 9월 30일까지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은 이제 정말 정말 다시 안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 똥고집은 누가 알겠느냐마는) 

(계속 새로 등장하는 트럼프케어를 블로그 글에 정리하면, 대게 하루 이틀 만에 그 법안이 실패한다. 하루 전에 정성 들여 쓴 내 글이 옛날 옛적 이야기가 돼버려 씁쓸하다)



|미국 공화당이 이용하려했던 '예산 조정' 절차, 이제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공화당이 9월 30일이라는 데드라인을 갖게 된 이유는 그들이 애초에 미국 의회의 '예산 조정(budget reconciliation)'이라는 절차를 활용하려 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상원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 상원 의원 100명 중 총 60명의 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예산 조정'의 경우 상원 의원 51명의 표만 있으면 된다. 현재 상원 의원 100명 중, 공화당 의원 수는 52명이기 때문에 공화당 지도부도 어쩔 수 없었다.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에 찬성할 민주당 의원은 물론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예산 조정'은 이미 제정된 법안의 예산만 조정할 때에만 사용한다. 단순히 예산을 수정하는 것이니, 느려터진 미국 의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51표만 얻으면 예산을 수정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어느 법이 그 취지대로만 이용될까.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케어를 도자기처럼 잘 빚는다. 그리고 트럼프케어가 미국 건강 의료법(현 오바마케어)의 예산만 조정하는 거라는 거라는 주장을 펼친다. 속속들이 소개되는 트럼프케어 법안 내용이 복잡하게 꼬여있는 이유도 이거다. 공화당은 흰 종이 들고 새 출발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예산 조정'에 큰 기대를 걸었다. 상원 의장을 맡는 공화당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결정표(tie breaking vote. 콩글리스는 캐스팅 보트)'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원에서 표가 50 대 50으로 갈릴 경우 부통령의 결정표로 의제가 통과된다. 그래서 '예산 조정'으로 트럼프케어를 추진할 경우, 공화당 지도부는 공화당 상원 의원 50명의 동의만 얻으면 된다. 한 마디로, 이제는 공화당 상원 의원 2명이 반대를 해도 트럼프케어가 통과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예산 조정'에도 이 있다. '예산 조정'이 명목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예산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니까, 미국 정부 회계 연도(fiscal year)가 종료되는 시점에 미국 의회의 '예산 조정' 기한도 마감된다. 영국 정부에서는 회계 연도가 3월 31일에 끝나는데, 미국 정부에서는 (바로!) 9월 30일에 끝난다. 공화당 의원들은 '예산 조정' 절차를 내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었지만, 9월 초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그렇게는 안 된다고 일단 결론이 났다. 그래서 공화당 의원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공화당은 9월 30일까지 트럼프케어를 통과를 못 할 경우 다시 민주당 의원을 꼬셔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민주당 의원이 공화당 지도부의 꼬임에 쉽게 넘어갈 리 없다. 다른 애인이랑 놀다가 그 애인이 떠나고 나서 다시 되돌아온 그 사람을 상대할 이유가 없다.


요즘 다시 트럼프케어 법안 이야기가 좀비처럼 다시 살아난 이유다. 9월 13일 새로운 트럼프케어 법안 '캐시디-그레이엄(Cassidy-Graham)'이 소개되었다. 공화당 상원 의원 빌 캐시디와 린제이 그레이엄이 이 법안 작성을 주도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새로운 트럼프케어 법안 '캐시디-그레이엄(Cassidy-Graham)'

현재까지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다. 그동안 소개했던 다른 트럼프케어 법안과 기본적으로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메디케이드, '메디케이드 확장', '과거 병력' 등에 대한 설명은 이미 오바마케어 글에서 했다. )

오바마케어 이해하기 - 오바마케어가 트럼프를 당선시킨 이유


  •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보장 제도) 지원금을 자른다. 2026년까지 메디케이드 지원금이 14% 감소한다.
  • '메디케이드 확장'을 끝내버린다.
  • 건강보험 회사들이 환자들에게 과거 병력(preexisting condition)을 물을 수 있게 되고, 그 환자의 과거 병력에 따라 보험료를 달리 책정할 수 있다.
  • 연방 정부는 각 주에게 '건강 관련 지원금'을 일괄적으로 지원해주고, 각 주는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직접 정할 수 있다. (오바마케어 때 정부는 각 주 저소득층 건강보험 가입자 수에 따라 지원금을 주었다)
  • 연방 정부의 지원금은 2020년 1천 660억 원에서 1천 460억 원으로 200억 원이 줄어든다.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은 오바마케어보다 더 낮은 인상률을 책정했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연방 정부 지원금은 더 줄어든다. 2026년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의 지원금은 오바마케어였을 때의 지원금보다 34% 감소해서, 총 830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이 도입되면, 2026년 주별로 연방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어떻게 달라질지 다음 그래프가 잘 정리해놨다. 오른쪽에서 'D'를 체크하면 민주당 지역, 'R'을 체크하면 공화당 지역만 따로 볼 수 있다. 참고로 알래스카는 지도 왼쪽 위에 숨어있다.



|통과 가능성

내가 트럼프케어 이야기를 쓰자마자 그 법안이 실패했었다. 그래서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에 대해 바로 글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점점 더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이 진짜라고, 진짜 통과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나는 거기에 다시 넘어가 이렇게 글을 쓴다.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싶은 트럼프도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을 열렬히 지지했고, 부통령 마이크 펜스도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이니 꼭 성공시키라"라고 말했다. 익명의 로비스트가 이번 '캐시디-그레이엄'이 정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요 며칠 사이 갖게 되었다는 인터뷰도 나왔다.


게다가 아직 완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공화당 상원 의원은 랜드 폴(Rand Paul) 단 한 명뿐이다. 랜드 폴은 미국 정부가 아예 건강 보험법에서 손을 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 원래 트럼프"케어"에 동의할 인물이 아니었다. 이전 트럼프케어 시도에서도 항상 반대해왔던 인물이다.


스키니 법안(트럼프케어)을 극적으로 부결시킨 공화당 의원 존 매케인도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 존 매케인은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을 작성한 린제이 그레이엄 베프다.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존 매케인은 "내가 이 법안을 반대할 것 같으냐?"라고 답한 적 있다. 물론 곧 "내가 항상 그랬듯 모든 법안은 적절한 절차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을 바꾼다.


하아... 좋은 소식은 이번 좀비 트럼프케어가 어떻게 끝이 날지 곧 결론이 난다는 것이다. 9월 30일!


(웃긴 게 민주당은 지금 오히려 오바마케어보다 더 좌익스러운 '단일보험자체제(Single payer system)'를 추진하려 한다. 오바마케어는 사실 공화당 매사추세츠 주지사 밋 롬니가 매사추세츠주에서 실행했던 정책을 본뜬 거였다. 밋 롬니는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자이기도 했다)


내가 쓴 트럼프케어 시리즈는 순서별로 다음과 같다.

"트럼프케어" 지지율 바닥인 이유와 그래도 계속 추진되는 이유

트럼프케어 현재까지의 과정 (업데이트)

gif 트럼프케어를 부결한 매케인의 드라마틱한 장면

(트럼프케어 부결 이후) 트럼프가 좌지우지할 오바마케어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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