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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키멜쇼 사진

소스: Neon Tommy


|오바마케어와 트럼프케어의 공통점 : 모두 복잡하다.


법안 전문가가 아니라면 거의 200쪽이 넘는 법안을 일일이 읽지 않는다. 실제 법을 제정하는 많은 의원조차도 부하직원을 시켜 법안 요점 정리를 하라고 하는 마당이다. 그러니 복잡한 건강의료법은 어떻겠는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오바마케어와 ACA가 같은 법안을 일컫는다는 사실 모른다. 오바마케어는 법안 ACA(Affordable Care Act)의 닉네임일 뿐이다. 



미국 토크쇼 진행자 Jimmy Kimmel(지미 키멜)이 LA 길거리 일반 시민에게 "오바마케어를 지지하느냐, 아니면 ACA를 지지하느냐"라고 질문하는 코너를 2013년 방영했었다. 물론 지미 키멜이 재미를 위해 오바마케어와 ACA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추려낸 것이겠지만,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논리까지 제시하며 둘 중 어느 법안을 더 선호하는지 얘기한다.








2013년 당시, 오바마케어의 건강보험시장(individual market)이 새로 개장되었을 때다. (인터넷 healthcare.gov에서 개인이 건강 보험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다) 그래서 오바마케어가 뉴스에 많이 나올 때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ACA와 오바마케어의 차이조차 몰랐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사람들이 건강보험법 내용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특히 애초에 건강보험에 관심 없는 젊은 세대는 더 관심이 없다. 그래서 오바마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뉴스 사이트 버즈피드(Buzzfeed)에 오바마케어의 건강보험 가입 마감 날짜를 홍보하는 웃긴 동영상을 올린다. (오바마가 셀프스틱으로 셀카 찍었다고 굉장히 화제가 된다)




President Obama made a BuzzFeed video: Things Everybody Does But Doesn't Talk About How did we get Obama to use a selfie stick? Oh, because he wants you to go to https://www.healthcare.gov/.

BuzzFeed Video에 의해 게시 됨 2015년 2월 12일 목요일






|복잡한 법안일수록, "대중매체"가 사람들의 인식을 움직인다.


많은 사람이 중동 전쟁 배경은 몰라도 김태희와 비가 결혼한 건 안다. 대중매체는 부담 없이 읽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중매체"가 그래서 특정 법안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일반적인 뉴스매체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공화당의 최신 트럼프케어('캐시디-그레이엄')가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에게 공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할리우드는 대부분 민주당 성향이다. 근데 내가 그동안 즐겨보던 지미 키멜은 이전까지는 전혀 민주당 성향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을 열렬히 지지하는 미국 배우 에바 롱고리아가 토크쇼에 나와 그에게 "당신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 (Are you a democrat or a republican?)"라고 물었을 때, 지미 키멜은 "나는 미국인이다. (I'm an American)"라고 답했었다.



그런 키멀이 트럼프케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한다.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지미 키멜이 올해 4월 낳은 아들 빌리 키멜(Billy Kimmel)이다. 지미 키멜은 빌리가 태어나고 몇 시간 만에 그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의 아들은 3시간이 넘는 수술을 하게 된다. (울지 않고 이 영상 보기 힘들다!)








지미 키멜 아들 빌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과거 병력(pre-existing conditio')'을 갖게 된 거다. 오바마케어는 건강보험회사들이 '과거 병력'을 근거로 가입 신청자를 차별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건강보험회사들은 오바마케어 이전에는 신청자의 '과거 병력'을 평가해 그 신청자를 아예 거부할 수 있었다. 오바마케어에 따르면, 건강보험회사들은 '과거 병력'이 있는 신청자와 '과거 병력'이 없는 신청자에게 같은건강보험료를 요구해야 한다. '과거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보험 가입을 거부당할까 걱정할 필요 없고, 너무 높은 건강보험료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험 가입 기회를 박탈당할까 염려할 필요 없어진 거다.




(오바마케어에서 건강보험회사에게 "신청자의 '과거 병력'을 물으면 안 된다"라고 요구한 대신, 현재 건강보험 미가입자가 건강보험을 구매하도록 하여 건강보험회사들의 수익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 더 많은 사람이 건강보험을 구매하도록 정부가 재정적, 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오바마케어가 약속한다. 하지만 오바마케어도 완변하지 않다. 오바마케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글에 정리해놓았다.)  





지미 키멜은 부자다. 아기 빌리는 앞으로 치료와 수술을 더 받아야 하지만, 지미 키멜은 아들 심장 수술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가 철폐되고 트럼프케어가 도입되면, 자기 아들과 같이 선천성 질병을 타고난 다른 아기들은 부자 부모가 없으면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지미 키멜은 자신의 토크쇼에서 트럼프케어를 통과시키면 안 된다는 요지의 말을 한다. 



지미 키멜 아들 빌리의 이야기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 키멀은 아들 빌리의 이야기로, 딱딱한 건강 의료법 이야기를 "가족 이야기"로 바꾸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직접 지미 키멀의 말이 옳다는 트윗을 했었다. 공화당 상원 의원 빌 캐시디(Bill Cassidy)조차도 "앞으로 미국 건강 보험법이 "Jimmy Kimmel Test"를 통과할때만 찬성표를 던지겠다"라고 말한다. 일반 사람들의 건강보험 혜택을 빼앗지 않겠다고 공화당 의원이 선언한 것이다. 캐시디 의원은 지미 키멜의 토크쇼에 (화상으로) 출연기도 한다. 2017년 5월이다.








하지만 여기 나온 캐시디 의원이 내가 이전 글에서 설명한 새로운 트럼프케어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을 주도한 바로 그 "캐시디"다. 
(2017년 5월 추진됐던 트럼프케어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트럼프케어와 다르다. 5월에는 미국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주도했었던 거고(결과:부결), 지금은 상원 공화당 의원이 9월 중순에 발표한 새로운 법안이다. 중간중간 굉장히 많은 "트럼프케어"가 하나둘씩 생명을 얻었다 사망했다) 



지미 키멜은 '캐시디-그레이엄'의 내용을 파악하고 느낀 분노를 토크쇼에서 얘기한다. 빌 캐시디 의원은 키멀에게 거짓말을 한거 거나, 본인이 쓴 법안 내용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시청자에게 자신의 지역 의원에게 전화를 걸라고 전화번호도 알려준다.










이 영상 역시 화제가 된다. 지미 키멜은 역시 방송인이다. 화제가 된 영상에 대해 반응에 대해 또다시 영상을 만든다. :) 영상 뒷부분에서는 '캐시디-그레이엄' 법안의 취지대로 스타벅스 바리스타가 행동한다면 어떤 상황인지 콩트도 해본다.









트럼프케어를 반대하는 할리우드 스타는 지미 키멜 외에도 많다. 애초에 트럼프케어를 찬성하는 사람은 오히려 이들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되고 난 이후, 오바마케어의 인기가 갑자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바마케어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사람들은 오바마케어에 대한 호의를 갑자기 내뿜기 시작했다. 많은 수의 공화당 유권자조차 트럼프케어를 반대한다는 설문조사에 대해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대중매체"가 트럼프케어 지지자들의 마음을 바꿀 힘은 없다. 단지, 오바마케어 폐지를 원치 않은 사람들의 열정에 불을 지펴 트럼프케어를 통과하려는 상원 의원 전화기에 불을 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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