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트럼프케어가 "mean(못됐다)"라는 트럼프



미국 법은 의회 상원(Senate), 의회 하원(House)을 모두 통과한 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서명까지 해야 효력을 가진다. 상원과 하원끼리의 통과순서는 상관이 없다. 현재 트럼프케어인 경우, 하원을 통과하였지만, 상원에서 다시 손을 보고 있다. 손을 본 상원 트럼프케어는 상원 통과 후, 다시 하원을 통과하고, 대통령에게 가게 된다.



사실 말만 트럼프케어이지, 법안을 상원과 하원에서 작성하고 있다. 트럼프는 트럼프케어에 뭐가 있는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실제 트럼프케어에 들어있는 내용과 정반대의 내용을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주장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하원 법안이 "mean(못됐다)"이라고 얼마 전에 말한다. 이는 백악관 장미정원에 언론과 하원 의원을 초대해 하원 법안을 자축한 후!에 일어난 일이다.





트럼프와 공화당 하원 의원백악관에서 자축하는 트럼프 뒷모습과 하원 공화당 의원 앞모습이다

소스 :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오바마케어를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세운 트럼프가 대통령에 임명되자, 오바마케어 지지율이 반대율보다 높아졌다. 오바마케어 도입 이후 처음으로 일어난 일이다. 역시 남이 떡이 커 보이는 법이다.







하원 법안의 정식 명칭은 "American Health Care Act of 2017(AHCA. 일명 '악카!')"다. 하원에서 악카를 제정하기 시작하고 오바마케어가 철폐 위기를 맞자, 유권자들이 시청회의에 떼거리로 간다.





오바마케어 폐지 반대 모임하원 공화당 의원 스콧 W. 테일러와 유권자의 만남

소스 : Reuters & Marketwatch




이렇게 인기 없는 하원 법안과 거리감을 두려고 상원에서는 법안 이름을 'Better Care Reconciliation Act of 2017'라고 바꿨지만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모두 뭉뚱그려 트럼프케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나는 구분을 위해 하원 법안은 악카, 현재 상원 법안을 트럼프케어라고 하겠다. 이번에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악카(하원법안)가 통과한 배경



악카!는 2017년 5월 4월 총 4표 차이(찬성 217표와 반대 213표)로 하원을 통과한다. 공화당 하원의원 237명 중, 2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은 극우성향의 '자유회'(Freedom Caucus)와 중도성향의 '화요일회'(Tuesday Group)의 견해차가 심하다. 자유회는 정부재정적자가 미국을 당면한 제일 큰 문제라고 보고, 무조건 정부 지출을 막으려고 한다. 그래서 오바마케어를 아예 철폐를 주장한다. 화요일회는 현재 오바마케어를 기존 틀은 유지하고 조금 손보려고 한다. 7년 동안 "오바마케어 반대"로 뭉쳤던 공화당은 막상 오바마케어를 고치려고 하자 어떻게, 어느 정도로 고쳐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한다. 특히 '악카'에 '국회에서 일하는 사람은 지원금을 그대로 받는다'라는 법안 내용이 있다는 게 밝혀져 욕을 먹는다. 이 법안 내용은 오해였고 실수였다며, 곧 수정한다.




하원 트럼프케어 투표 성공하원 투표 장면. 공화당 20명과 민주당 전원이 'NAY'다.
소스 : c-span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폐지하지 않기에는 7년 동안 오바마케어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며 선거 유세를 펼친 자신들이 거짓말쟁이가 돼버리고, 폐지법안을 통과시키자니 오바마케어 폐지로 의료보험을 잃을 수많은 유권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원 지도층은 하원에 쏠린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을 상원으로 떠넘기기 위해 일단 인원수가 많은 자유회의 편을 들어 극우성향의 법안을 통과해 상원으로 보내버린다. 공화당 하원 의원 피터 킹(Peter King)은 "상원에서 법안을 더 낫게 만들 것을 기대한다."라고 언론에 이야기하기까지 했다.




오바마케어 vs 트럼프케어 절차에 걸린 시간오바마케어 통과 과정(위), 하원 악카 통과 과정(아래)

소스 : Bloomberg, 편집·수정 : 판다영감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는 45번의 청문회를 거친 후에 하원을 통과했다. 악카(American Health Care Act)는 7번의 청문회 후에 하원을 통과한다. 미국의회 예산처(CBO;Congressional Budget Office)은 공화당·민주당 중 어느 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중립기관으로, 제정되는 법의 영향에 대해 평가한다.





|상원 "트럼프케어"



상원에서는 하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배운다. 비밀리에 작업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래서 상원 지도부는 상원 의원 13명 엘리트 그룹을 만들어 법안을 작성하기 시작한다. 웃긴 건 13명 중 한 명인 의원 마이크 리(Mike Lee)가 "비밀 그룹 내에 또 다른 비밀 그룹이 있어서 나는 법안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페북에 불만을 얘기한다. :)





오바마케어와 상원 트럼프케어 정리해놨다. 참고로 메디케이드(Medicaid)는 정부 빈곤 지정선에 따라 건강보험 혜택을 지원받는 제도고, 메디케어(Medicare)은 65세 이상이 되면 건강보험 혜택을 지원받는 제도이다. 




오바마케어 트럼프케어 (상원) 비교

소스 : 판다영감





트럼프케어의 영향


미국의회예산처(CBO)에서 트럼프케어(상원 법안)를 평가했다. 



트럼프케어로 인한 정부 재정의 변화 (CBO)

소스 : 미국 의회 예산처, 편집·수정 : 판다영감



정부는 트럼프케어 도입으로 총 재정지출 321조 원을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 

오바마케어보다 의료보험 가입자 수는 2,200만 명이 줄어든다.





위 그래프는 오바마케어와 비교했을 때 트럼프케어로 늘어날 보험 미가입자 비율이다. 예를 들어, 알래스카(제일 밑 파란색 AK) 61%는 트럼프케어로 보험 미가입자가 전에 비해 1.61배 증가한다는 이야기다. 웨스트 버지니아(오른쪽 검은색 WV)의 309% 경우에는, 보험 미가입자가 4.09배 많아진다는 거다. (실제 웨스트 버지니아 주 보험 미가입자는 현재 5%니까 트럼프케어 도입 시 20.3%의 사람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다는 거다. 평균적으로 보험 미가입자 수가 1.8배 증가한다. 보험 미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지역은 없다.



그래서 민주당과 언론에서는 트럼프케어를 "부자케어(WealthCare)"라고 부른다. 가난한 사람 건강보험을 뺏고 부자 세금을 감면해준다는 것이다.



상원 공화당 52명 중 50명이 찬성해야 법안을 통과할 수 있다.  (민주당은 아예 지지투표를 할거라고 기대도 안 한다)  공화당원 10명이 이미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상원 공화당도 하원 공화당과 마찬가지로 극우와 중도의 의견 차이가 심하다. 하원은 공화당 수가 워낙 많아서 극우세력의 의견만 반영하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상원 극우 의원과 중도 의원이 동의를 해야 해서 문제다.


업데이트

[7월 10일]
공화당 상원 의원 테드 크루즈가 오바마케어와 트럼프케어를 합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오바마케어는 10개의 기본 의료서비스에 대한 보험을 제공하는 대신 가격이 비싸고, 트럼프케어는 제약이 없어 (건강보험상품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가격이 싸니 두 시장을 동시에 운영하자는 것이다. 이를 "크루즈 개정안(Cruz Amendment)"이라고 부른다. 이러면 몸이 안 좋은 사람들은 오바마케어 시장에,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은 트럼프케어 시장에 가입해서, 오바마케어 시장 보험 가격이 솟구칠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다.


[7월 12일] 
공화당 상원 의원 두 명이 완전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완전 극우 랜드 폴(Rand Paul)과  완전 중도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다. 52명의 공화당 상원 의원 중 2명을 잃었으니, 이제 1명만 잃어도 끝장이다.



[7월 13일 ]
미국 상원이 또다시 수정한 트럼프케어 법안을 발표한다. 반대하는 공화당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건강보험료 지원금 축소하려던 금액을 조금 줄였다. 그래서 보험에 들지 않은 사람들 예상 비율도 조금 줄어들었다. 철폐하려던 오바마케어 "부자 세금" 일부를 복귀했다.





위 지도는 오바마케어와 비교했을 때 "수정된 트럼프케어"로 늘어날 보험 미가입자 비율이다. 수정 전의 트럼프케어에 비해 보험 미가입자 수가 줄어들지만, 보험 미가입자 수가 오바마케어보다 1.78배 높다.


공화당 상원 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이 크루즈 표를 얻으려고 "크루즈 개정안" 비스름한 걸 반영한다. 보험회사 보험상품 한 가지가 오바마케어 기준을 충족(10가지 기본 의료서비스 보험 커버리지)한다면, 나머지 보험상품을 마음대로 판매할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된다. "크루즈 개정안"은 변수가 너무 복잡해서 정확한 영향을 따지는 사람은 노벨상을 따야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서 아직 "크루즈 개정안"이 추가된 트럼프케어는 아직 위 지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크루즈 개정안이 반영되면 예측 보험 미가입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뿐이다.



[7월 15일]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트럼프케어로 모은 돈으로 공화당 의원들을 사려고 한다. 건강보험과 메디케이드에 대한 지원 축소로 아낀 돈과 철폐하려고 했던 부자 세금 일부를 그냥 둬서 얻은 돈이 있다. 알래스카 주민에게 10년간 1조8천억원에 달하는 의료보험 지원을 하겠다며 알래스카 공화당 의원 리사 머카우스키(Lisa Murkowski) 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 상원 의원 존 매케인이 갑작스럽게 눈 수술을 받게 돼서 트럼프케어 진행이 잠시 중단되었다. (매케인은 오바마랑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맞붙고 진 사람이다) 매케인에게 건강보험이 없었다면 눈 수술 비용으로 7,600만 원을 냈어야 된다는 게 밝혀져 화제가 된다.



[7월 17일] 
상원 의원 마이크 리와 제리 머랜이 반대 의사를 표시해 현재로서는 트럼프케어 통과가 어렵게 되었다. (마이크 리는 엘리트 13명 중에도 비밀 그룹이 있다고 페북에 토로하던 바로 그 사람이다)


블룸버그 "트럼프 지지율 설문조사"도 공화당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 현재 트럼프케어 반대율이 64%다. (어쩌면 이런 소란 속에서도 28%가 트럼프케어를 지지한다는 게 진정한 승리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소스 : Bloomberg


트럼프가 유독 지지율에 신경 쓰는 이유는,

[7월 18일] 
공화당 상원 대표 미치 매코널이 오바마케어 "폐지 및 대체(Repeal and Replace)"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대신, "폐지 및 연기(Repeal and Replace)"를 하자고 말했다. 우선 오바마케어 "폐지"만 하고, 새로운 미국 건강 보험법은 2018년 이후에 대체하자고 권했다. 2년 동안 미국 건강 보험법이 없어지는 거다. 2018년은 미국 의회 선거가 있는 해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지지한다고 트윗했다. 


트럼프케어 또 업데이트 되었다! 업데이트 2 

트럼프케어 또 업데이트 3 


가족과 친구와 나누기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네이버
밴드
카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