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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정책 타이틀 사진



트럼프 이전의 워싱턴에서는 "불법" 이민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가 민주당과 공화당의 싸움이었다. 민주당은 불법 이민자를 '불법 이민자(illegal immigrants)'가 아니라 '기록되지 않은 미국인(undocumented Americans)'이라고 부르며, 이미 미국에 정착한 (죄를 안 저지른)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정식 시민권자가 될 수 있도록 기회(path to citizenship)를 주자고 했다. 공화당은 법을 안 지키고 미국에 온 불법 이민자가 시민권을 딸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더 많은 불법 이민자를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꼴이며, 합법적으로 미국에 이민 오려고 몇 년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불공정한 처사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내 "합법" 이민자 수도 쟁점이 되기 시작했다. 합법 이민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공화당 극우성향이 작년부터 힘을 받기 시작했다. 공화당 중도파는 국가 보안을 지키기 위해 불법 이민자를 단속해야 하지만, 합법 이민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공화당 극우파는 합법 이민자 증가로 싼 노동력을 얻는 미국 기업 운영진들과 투자자들에게만 경제적으로 이익이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즉, (불법이든 합법이든) 이민자와 같은 직업을 놓고 경쟁을 해야 되는 미국 노동자층은 이민자 때문에 피해를 본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정부는 8월 첫째 주 미국 합법 이민자 수를 대폭 줄이는 RAISE ACT(Reforming American Immigration for Strong Employment Act)를 발표했다. 그동안 미국 매년 이민자 수는 100만 명이 조금 넘었다. RAISE ACT 도입 이후 첫해 이민자 수를 63만8천 명(41% 감소)으로, 도입 10년 차에는 매년 이민자 수를 54만 명(50% 감소)으로 줄일 예정이다.


EB(Employment-Based) 비자 발급 수는 14만 명으로 RAISE ACT 이전 그대로 유지하지만, 기존 미국 비자 시스템이 포인트제 바뀐다. 지원자의 나이와 교육 수준, 영어 능력, 미국에서 제의받은 일자리 등 특정한 기준을 넘으면 비자 심사 자격 요건을 갖춘다. 미국 정부는 자격 요건 고득점자순으로 심사를 할 예정이다.


전문직 취업((H-1B) 비자나 농업 노동자(H-2A) 비자에는 변화가 없지만, 미국 가족초청 이민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매년 13만8천 명의 사람들이 미국 시민권자의 (성인) 자녀나 형제자매 자격으로 영주권을 취득했다. 미국 시민권자 부모도 무제한적 미국 비자를 발급받았다. 하지만 RAISE ACT로 가족 관계 이민이 대폭 줄어든다. 미국 시민권자 미성년자 자녀만 영주권 취득이 쉽다. 시민권자 성인 자녀나 형제자매는 시민권자의 혜택을 받기 어려워졌다. 미국 시민권자 부모도 임시 비자만 발급할 수 있다.


로또라고 불리던 비자추점제(Diversity Visa program)는 아예 폐지된다. 비자 추첨제는 미국 내 이민자 수가 적은 국가 출신 사람에게 우대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매년 총 이민자의 5% 정도(5만 명)가 비자 추첨제로 선발되었다. RAISE ACT로 난민들도 미국에 들어오기 힘들어졌다. 미국 승인 난민 수가 매년 11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줄 예정이다. 시리아 및 예멘 등의 지역에서 내전이나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이 미국으로 가기 더 힘들어졌다. 


백악관 정책 수석 고문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는 새로운 이민법 RAISE ACT 이야말로 "미국인들이 원하고, 미국인들에게 합당한, 미국과 미국 노동자를 위한 이민 개정안이다"라고 백악관 브리핑에서 발표한다.

“This is what President Trump campaigned on. It's pro-American immigration reform that the American people want, that the American people deserve, and that puts the needs of the working class ahead of the investor class.”


밀러는 법무 총장 제프 세션스와 백악관 전략가 스티브 배넌과 함께 극우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트럼프 정부 핵심인물이다. 스티븐 밀러와 제프 세션스, 스티브 배넌은 "트럼피즘"이 성공하기 이전부터 극우정책을 지지하는 세력이었다. 2016년 밀러와 배넌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미국을 압도하는 합법 이민자가 큰 문제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밀러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비자 포인트제"가 백인 이민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된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분노한다. "왜 영어 잘하는 사람이 백인이라고 생각하냐"고, "열심히 영어를 배운 다른 국가 사람들에게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밀러는 답한다.



트럼프가 8월 첫째 주 공개한 RAISE ACT는 미국 의회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만 정식으로 미국 이민법이 된다. 트럼프는 극우 이민 정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지지율 - 핵심 지역구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8월)) 트럼프와 공화당 극우파는 공화당 중도파와 민주당 의원의 표를 얻어야만 한다.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가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에서 워낙 큰 실패를 해서, 일부는 RAISE ACT가 단지 트럼프 지지층에게 보여주기용(나 열심히 일하고 있어!)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트럼프와 공화당 극우파가 공화당 중도파와 민주당에 제시할 카드는 있다. 공화당 중도파에는 '국경 지역방위 예산'을 들먹일 수 있고, 민주당에는 '청소년 추방유예 방침'으로 협박할 수 있다. 공화당 중도파 유권자들은 설사 합법 이민자에겐 반감이 없다고 해도 "불법" 이민자는 강력하게 단속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RAISE ACT에 국경 지역방위(특히 멕시코와 접경해 있는 미국 남쪽)를 강화해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겠다는 조항을 넣으면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 국경 지역방위강화를 원하는 유권자들로부터 압력을 받아 일부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이 RAISE ACT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RAISE ACT에 '청소년 추방유예 방침'이 지켜진다면 새로운 미국 이민법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도입된 '청소년 추방유예 방침'은 청소년 불법 이민자만큼은 국외 추방 걱정 없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불법적으로) 이민 온 청소년 불법 이민자 수가 78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일부 민주당 의원 역시 공화당 극우세력의 협상에 RAISE ACT에 넘어갈 수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당 유권자에게 새로운 이민법안에서 눈을 떼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민주당 유권자의 열렬한 반대가 트럼프케어 실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RAISE ACT의 실현 여부는 트럼프와 극우세력이 어디까지 협상할 생각인지, 미국 유권자들은 어떻게 반응할지에 달렸다. 참고로 미국 정당별, 미국 세대별 이민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이민자에 대한 태도에 따라 지지하는 미국 이민법이 다르겠다.


미국 인구 정당별 이민법에 대한 태도요 몇 년 사이 이민자에 대한 견해 차이가 당별로 극명해졌다.


미국 인구 세대별 이민법에 대한 태도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이민자에게 관대하다.



트럼프 반이민 정책이 욕먹는 이유 

(2017년 1월 트럼프가 대통령 행정명령(executive action)으로 특정 국가로부터 미국 입국을 아예 금지(travel ban)해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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