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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테러 사건으로 ISIS 뉴스가 많이 보도된다. 그러나 ISIS의 역사나 등장 배경 없이 'ISIS가 시리아에서 이런 일', 'ISIS가 이라크에서 저런 일' 써 내려간 내용은 알아듣기 힘들다. 알아들은 내용도 머릿속에서 줄줄 새어 나간다. 2017년 7월 곧 있을 전투에서 ISIS는 ISIS가 점령 중이던 땅 거의 모두 잃게 될 것이다. 2014년에는 영국 크기의 땅덩어리를 지배하던 ISIS가 말이다. ISIS는 어쩌다가 거대한 점령지역을 차지하게 되었고, 지금은 어쩌다가 그 땅을 모두 잃게 됐을까? ISIS를 되돌아본다.



1979년부터 꿈틀댔던 ISIS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 소련과 미국과의 냉전이 한참일 당시, 소련 편인 아프가니스탄 독재자를 지켜주기 위해서였다.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독재정권에 반하는 저항세력을 잠재우려 한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지도소련은 참 큰 나라였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사진


이러한 소련의 침략을 중동 청년들은 중동 자주권과 이슬람 종교를 억압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중동 각지에서 중동 청년들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모여 독재정권 저항세력에 참가한다. 종교적인 투쟁인 만큼 독재정권 저항세력 중 이슬람 극단주의도 존재한다. 


아프가니스탄 독재정권 저항세력 중 한 명이 오사마 빈 라덴(!)이다. 교육을 많이 받은 젊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때 알카에다(Al-Qaeda) 조직을 설립한다. 거리 불량배 출신이었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Abu Musab al-Zarqawi)도 따로 무장 저항단체를 만든다. 알 자르카위의 이 조직이 훗날 ISIS가 된다. 알 자르카위는 빈 라덴과 달리 글을 읽을 수는 있지만 쓸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런지 오사마 빈 라덴 조직과 알 자르카위 조직은 둘 다 이슬람 극단주의를 지지하지만 서로 어울리지 않았다. 그 당시에도 학력을 따졌나보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시작 10년만인 1989년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후퇴한다. 전쟁이 끝나자 아랍 청년들은 다시 집에 돌아간다.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서 알카에다를 국제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네트워크로 키운다. 차후 이슬람을 억압하려는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이에 반해 요르단으로 간 알 자르카위는 조직을 별로 키우지 못한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는다. 알자르카위는 아직 듣보잡.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간다.

2000년 초반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자르카위 모두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와 살고 있었다. (그 당시 아프가니스탄은 이미 탈레반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무장 단체로, 아랍어로 탈레반은 '학생 2명'이라는 뜻이다. 신학생들이 아프가니스탄 내전을 종식하고 이슬람 신정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결성한 단체이다) 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가 빈 라덴의 주도로 미국 뉴욕 쌍둥이 빌딩에 테러 공격을 가한다. 미국은 이제 오사마 빈 라덴을 잡으러 죽을 둥 살 둥 노력한다. 빈 라덴을 잡으러 그가 거주하던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한다. 빈 라덴은 미국을 피해 파키스탄으로 도망간다. 이 난리에 놀란 알 자르카위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와 이라크로 도망간다. 그 당시만 해도 알 자르카위는 악명높지 않아서 탈출이 비교적 쉬웠다.


9/11 테러로 3천 명이 죽고 6천 명이 다쳤다. 


미국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따른 ISIS 이동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오면서 알자르카위는 이라크에 안착한다.



|미국이 이라크에도 들어간다.

2003년에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다. "이라크 대량 살상 무기를 제거하고, 테러를 장려하는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고, 이라크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조지 부시 대통령 말)"였다. 미국은 이라크 독재 정권 사담 후세인을 무너뜨리고 이라크 군대도 해산시켜버린다. 


수니파 이라크 군인들은 미국 침략에 화도 났겠다, 직장도 없겠다, 미국에 대항하는 저항세력에 참여하기 시작한다.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은 모든 중동국 내란과 전쟁 원인은 두 나라 -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냉전" 참고)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중동 각지 아랍 청년들이 이라크로 모여들어 같이 미국에 대항하기 시작한다. 이라크에 이미 자리 잡고 있던 알 자르카위도 '이때다!'하고 조직을 키우기 시작한다.


알 자르카위 조직이 반미 조직 중에서도 제일 잔인하기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004년 알 자르카위는 지하디스트(극단적 이슬람교를 지키기 위한 전투자) 사이에서 영웅이 된다. 그동안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에 쫓기는 바람에 잘나가던 빈 라덴 조직 알카에다 세력은 약해져 있었다. 그래서 책 많이 읽은 빈 라덴과 책 같은 거 읽지 않은 알 자르카위가 손을 잡는다. 둘이 합친 조직 이름은 '이라크 알 카에다(AQI; Al Qaeda in Iraq)이 된다.


알 자르카위 악명도 높아지자 알 자르카위도 미국의 공습 대상이 된다. 2006년 미국이 알 자르카위를 죽인다. 그 후 몇 년간 '이라크 알카에다'는 다시 잠잠해진다. 2011년 미국이 이라크 전쟁 13년 만에 철수를 선언한다. 이라크가 이제 기틀을 잡았다며(?) 이라크 주둔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한다.




|시리아 내전

2011년 독재정권을 반대하는 아랍 민중의 평화 시위 '아랍의 봄'이 시리아에도 왔다. 시리아 주민들이 시리아 독재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를 반대하는 시위를 연다. 2011년 3월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는 자기 권력에 도전하는 평화 시위자를 잔인하게 진압해버린다. 이러한 대통령 아사드의 행위에 반대하는 세력이 7월부터 본격적으로 모인다.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것이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터키 국경으로 넘어가려는 시리아 사람들


대항세력에는 심지어 시리아 군인 출신도 있었다. 아버지로부터 시리아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아사드는 자신이 없다. 아사드는 UN 등의 국제 세계가 민주주의를 주창하는 대항세력 편을 들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아사드는 시리아 감옥에서 수감 중이던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대거 방면한다. 대통령 대항세력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영향을 받아 극악무도해지면 국제 사회가 대항세력을 지지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사드가 맞았다)


알 자르카위를 미국 공습에 잃고 이라크에 묵묵히 있던 '이라크 알카에다'는 브랜드를 바꾸기로 한다. 조직 이름을 '이라크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in Iraq)'로 바꾼다. '이라크 이슬람 국가' 리더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Abu Bakr al-Baghdadi)가 맡았다. 알바그다디는 빈 라덴과 비슷하게 책을 많이 읽은 이슬람 학자다. 2012년 시리아 내전이 한참이자, 바그다디는 '이라크 이슬람 국가' 중 일부를 시리아에 보내 저항세력을 돕는다. 이라크 감옥도 공격해 이슬람 극단주의 싸움꾼을 영입한다.


시리아 이라크 위치IS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조직확장을 한다.


2013년 4월 계속되는 조직 확장에 신난 바그다디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조직을 (자기 밑) 한 체제로 정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힌다. 새로운 조직은 이름은 ISIS,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다. (알카에다는 이에 반대해서 ISIS에 알카에다는 참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ISIS와 알카에다는 서로 치고받고 싸운다)



|자신이 왕이라는 ISIS 바그다디

ISIS는 이름대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엄청난 지배권을 얻는다. 우선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가 국제 사회 관심을 ISIS에 돌리려고 ISIS 세력 확장을 방관한 게 도움이 되었다. ISIS는 시리아 점령지에서 군대를 양성하기 시작한다. 시리아에서 훈련받은 ISIS 군대는 2014년 6월 이라크를 공격한다. 이미 부패해있던 이라크 군대는 금방 ISIS에 항복한다. 이라크 주민 대다수가 수니파 이슬람교였는데, 이라크 시아파 독재 정권이나 ISIS나 그게 그거라고 여기며 큰 반항을 하지 않는다. 며칠 만에 ISIS가 이라크의 3분의 1을 점령했다. ISIS는 이라크에서는 도시 '모술(Mosul)'을, 시리아에서는 도시 '라카(Raqqa)'를 요충지로 삼았다.


시리아 라카와 이라크 모술 위치ISIS가 중하게 생각하는 시리아 도시 '라카'와 이라크 도시 '모술'


ISIS는 알카에다보다 더 야망이 크다. 이슬람교를 단순히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이슬람교를 전파하려고 한다. 그래서 해외에서도 ISIS 전투원을 모집한다. 해외에서 ISIS에 참가한 사람들은 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대부분 기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다. 2014년 ISIS가 지배하는 영역의 크기는 영국 땅덩어리 만했다. 


2014년 6월 바그다디는 이라크 알누리 모스크에서 '칼리프 선언'을 한다. 이슬람 국가(IS; Islamic State)를 선언한 것이다. 칼리파는 이슬람 세계에서 최고 종교지도자를 겸하는 군주를 칭한다. 이때부터 한국 언론에서는 주로 바그다디 조직을 IS로 칭하지만 서구권 국가에서는 IS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여전히 ISIS나 ISIL로 부른다. 오바마 대통령은 ISIL이라고 칭한다.


이라크에서 자신이 종교리더자 왕이라고 선언하는 바그다디


이제 무서울 게 없는 ISIS는 쿠르드족이 살고 있던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도 공격하면서 쿠르드 족을 적으로 삼는다. 쿠르드 족은 지금 ISIS를 막지 않으면 자기 땅을 빼앗기게 생겼다. 게다가 ISIS는 이라크에서 야지디(Yazidi)족을 집단 학살하고,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카메라 앞에서 처형했다. ISIS 입장에서는 미국인 기자를 죽인 게 미국 공습에 대한 보복인데, 미국 민간인을 그렇게 대놓고 잔인하게 죽이니 미국 주도의 공습은 오히려 (당연히) 본격화되었다. 


ISIS는 공습을 견디지 못하고 점령지 5분의 1 이상을 잃게 된다. 이에 대한 또 다른 보복으로 ISIS는 국제 테러 저지르기 시작한다. 2015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콘서트장, 거대 경기장, 음식점과 술집에 동시 테러 공격을 했다. 이로 인해 13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 2016년 7월 프랑스 니스에는 트럭 테러 사건으로 8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도 3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ISIS 파리 테러 사건 1년 후 파리 추모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의 예상대로 국제 사회는 ISIS를 처단하려고 시리아 독재정권에 신경 쓸 틈이 없다. 오히려 대통령 아사드가 ISIS 처단에 협력하면 독재정권을 내버려 두겠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가 화학 무기를 시리아 주민에게 사용했다는 소식에 2017년 4월 7일 시리아에 폭탄을 투하한 거로 미국 국제 정책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트럼프는 워낙 예측 불가라 뭔지 모르겠다)



너 왕 아니라는 연합군

2017년 6월 미군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 군대가 ISIS 이라크 요충지 '모술'을 탈환했다. 이라크 군대는 2016년 10월부터 모술 탈환 작전을 계획했었다. ISIS는 이라크에서 도망가면서 이라크 고대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다 부숴버린다.


7월 22일 이라크 모술 사진이다. 이라크 군대가 이겼지만 역사가 깊은 모술은 파괴되었다.  


ISIS 시리아 요충지 '라카'에서의 본격적인 싸움은 2017년 7월에 시작된다. 이번에는 대부분 쿠르드 족으로 구성된 '시리아 민주 연합군(Syrian Democratic Forces)'이 ISIS와 싸울 예정이다. 시리아 도시 '라카'는 식수와 전기를 공급하는 타브카 댐과 가까워 ISIS에 매우 중요하다. 현재 ISIS는 시리아 점령지 45%를 잃은 상황이다. ISIS가 이라크 '모술'에 이어 시리아 '라카'까지 뺏기면 ISIS는 전략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위상적인 측면에서도 큰 타격을 입는다. 많은 전투 요원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가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이었을 때지 '(이라크 시리아 잃은) 이슬람 국가'일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리아 라카 탈환 작전은 2017년 6월 6일 이미 시작되었다. 현재는 라카를 시리아 민주 연합군이 둘러싸고 있다. 라카에 있는 ISIS는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다. 도망갈 길이 없는 ISIS를 상대하긴 힘들겠지만, ISIS에 참가한 모두를 죽이는 게 목표라고 보도되었다. 미군 부대 500개가 시리아 민주 연합군을 훈련하고 있고 미국은 공습 작전에만 참여할 예정이다. :) 직접 ISIS와 싸우는 시리아 민주 연합군 대부분은 ISIS에 당한 쿠르드 족이다. 싸움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사상자가 더 많이 나와도 결국 미국과 시리아 민주 연합군이 고립된 ISIS를 이길 것이라고 전문가는 다 예상한다.


시리아 라카 지역 주변 주민이 곧 닥칠 전쟁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는 모습이다.


이 소식이 꼭 좋지만은 않다. 현재 라파에 갇혀있는 4만 명의 어린아이들 대부분이 죽을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ISIS 군에 의해 173명이 죽었다. (ISIS가 이라크 모술에서 주민 230명을 죽인 바 있다) 게다가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부를 무너뜨리면서 ISIS를 포함한 민간 무장 조직이 생겼듯이, 연합군이 시리아 라카를 점령한 후 그 지역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불투명하다.


ISIS가 이라크와 시리아 점령지를 잃어도 ISIS는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미국 국방성에 따르면 현재 ISIS는 최소 18개국에 지부가 있다. ISIS는 18개 지부 중 6개 지부(이집트, 인도네시아, 말리, 필리핀, 소말리아, 방글라데시)에서 2014년의 영향력을 다시 찾으려 할지도 모른다. 시리아 라카 전투에서 ISIS와의 땅 전쟁에서는 이겨도 ISIS 사상 전파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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