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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맛으로 먹는 사람도 있고, 프로젝트를 미루다 미루다 벼락치기를 해야 해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나). 커피를 맛으로 먹는다면 천천히 즐기며 마시는 게 답이다. 핸드드립으로 똑똑 떨어트려 먹으면 되겠다. 근데 내가 내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할 때 커피가 내 정신 차려주길 기대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마셔야 커피를 똑똑하게 마시는 걸까? 



똑똑하게 커피를 마시려면 애초에 우리가 피곤함을 느끼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피곤함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우리 뇌세포 수용기에 '아데노신'이 쌓였기 때문이다. 아데노신은 뇌 활동의 결과로, 우리가 머리를 굴릴수록 우리 뇌 속에 쌓인다. 꼭 머리를 안 굴려도 낮에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쌓이기도 하니 너무 뿌듯해하지는 마라. 열심히 일해도, 가만히 있어도 쌓이는 아데노신은 뉴런(신경세포)을 둔화시킨다. 그래서 뇌세포 수용기를 아데노신이 차지하고 있으면 정신이 맑지 못하고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는 거다.



뇌세포 수용기를 차지하는 아데노신 그림당신이 열심히 일했건, 멀뚱멀뚱 앉아있건, 아데노신은 쌓인다.




좋은 소식은 아데노신이 카페인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들어갈 뇌세포 수용기를 대신 점령할 수 있다. 이미 카페인이 차지한 뇌세포 수용기는 피곤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아데노신이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을 자동차에 비유해보면, 카페인 섭취는 자동차 브레이크 밑에 벽돌을 넣는 행위와 같은 것이다. 자동차(몸)는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싫든 말든 계속 달리게 된다.



카페인과 아데노신의 경쟁다행히 뇌세포 수용기는 카페인과 아데노신을 차별하지 않는다.




피곤한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 뇌세포 수용기에 이미 자리잡고있던 아데노신과 새로 들어온 카페인이 자리싸움을 한다. 이 둘의 자리싸움으로 머리가 어지러울수도 있다. 하지만 아데노신을 미리 없애버려 카페인 앞길이 평안하게 도와주는 방법이 있다. 바로 자는 거다. 잠깐, 카페인을 섭취하면 잠 들기 힘든거 아닌가? 잠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거 아닌가? 그러나 사실 우리 몸이 카페인을 흡수하는데에는 20분이 걸린다. 커피 속 카페인이 소장을 거쳐 혈류에 퍼지고 뇌세포 수용기와 만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래서 커피 마신 직후 20분간은 숙면에 아무 영향이 없다. 그리고 바로 그 20분 동안 잠깐 자는 것이 카페인 효과를 최대한으로 볼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정신 생리학자 라이너 LA가 카페인과 낮잠의 효과를 조사했다. 모두 비슷한 운전 실력을 갖춘 자동차 운전자 참가자를 모아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룹 A 운전자는 200mg의 카페인을 섭취했다. 그룹 B 운전자는 150mg 카페인 섭취 후 낮잠을 잤다. 그룹 C 운전자는 가짜 카페인을 주었다. 세 그룹 모두 전날 5시간을 잔 상태에서 총 2시간을 운전했다. 카페인을 섭취 안 한 그룹 C 운전사 사고 건수가 제일 많았으며 카페인 섭취와 낮잠을 병행한 그룹 C 운전사의 사고 건수가 제일 적었다. 즉 카페인 섭취 후 낮잠을 잔 사람들의 집중력이 제일 높았다





소스 : "Suppression of sleepiness in drivers: combination of caffeine with a short nap."




일본 미츠오 하야시 교수는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종류의 낮잠이 좋은가 연구했다. 어떤 실험 참가자는 낮잠만 잤고, 어떤 실험 참가자는 낮잠 자고 1,000lx의 조명을 쬐어줬다. :)  1,000lx는 일반적인 TV 스튜디오 조명이다. 역시 카페인을 섭취 후 낮잠을 잔 그룹의 기억력이 제일 좋게 측정되었다.



자는 동안 뇌세포 수용기 아데노신이 저절로 없어진다. 카페인 섭취 직후 잔 사람 몸에 아데노신이 없으니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싸울 필요 없이 뇌세포 수용기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계획상으로는) 집중하면서 생길 새로운 아데노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은 에스프레소 샷이나 냉커피를 마시고 20분을 자는 것이다. 뜨거운 커피는 빨리 마시기 힘들기 때문이다. 20분 안에 잠을 자지 못할 것 같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아데노신은 단지 몇 분간 휴식을 취해도 조금씩 없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자지 않더라도 그대로 부담 없이 누워있으면 된다. 20분 전보다 더 정신이 맑아졌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니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새벽에 엎드려 자는 사람을 깔보지 말라. 그들은 단지 (어쩌면) 당신보다 더 똑똑하게 커피를 마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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