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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표






고1 때 처음으로 위클리 플래너를 샀다. 위클리 플래너의 기본 취지는 공부 계획을 날짜별로 쭉 적어놓고, 실행하면 펜으로 쭉 그 계획을 지우는 거다. 하지만 내가 짠 공부 계획이 자꾸 미루어져서 뒷 날짜로 넘어갈 때도 그 계획은 펜으로 쭉- 그어진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계획을 다 해서 지운지 안다. 내가 짠 계획 제대로 실천하는 방법이 없을까?



캘리포니아 대 심리학 교수 셰일리 테일러가 "Harnessing the imagination(상상력을 이용하기)"이라는 연구를 한다. 중간고사를 일주일 앞둔 캘리포니아 대 1학년 77명을 연구실로 불러들여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룹 A: 과정 시뮬레이션. 중간고사 점수 A를 받기 위해 자신이 공부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

그룹 B: 결과 시뮬레이션. 중간고사 점수 A를 받는 자신의 모습을 시뮬레이션

그룹 C: 실험 희생양. 다른 그룹이랑 비교하기 위한 제어집단(control group). 아무것도 안 했다.




중간고사 일주일 전 연구실에서 그룹 A와 그룹 B는 '멘탈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을 배웠다. 멘탈 시뮬레이션는 소위 말하는 '상상' 또는 '공상'과는 다르다. 매우 구체적이다.


그룹 A 학생들은 자신이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 침대에 누워서 공부하는 모습, 도서관에 앉아있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책 어느 부분을 공부하는지, 필기를 어디서부터 다시 훑어보는지 상상했다. 텔레비전을 끄고 음악을 멈추는 것도 하루 과정에 넣었다. 친구가 놀러 나가자는 걸 거절하는 자신의 모습도 그렸다.


그룹 B 학생들은 시험에서 성적 A를 받은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고 지시받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중간고사 점수를 기다리다 자신이 A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기뻐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고 했다. 연구실에서 배운 멘탈 시뮬레이션을 시험 전 일주일 동안 매일 5분 동안 하게 했다.








시험 결과, 과정 시뮬레이션을 한 그룹 A 학생들의 점수가 눈에 띄게 높았다. 그룹 A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그룹 B보다 6점, 그룹 C보다 8점이 높았다. 그룹 A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시험공부를 시작도 빨리했고, 공부량도 많았다. 그에 반해, 그룹 B 학생들은 '멘탈 시뮬레이션'을 전혀 안 한 그룹 C 학생들보다 평균 2점이 높았지만, 그룹 A 학생들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서 제일 슬픈 애들은 버려진 그룹 C 학생들이다.



'멘탈 시뮬레이션' 효과는 단순히 시험성적을 높이는 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멘탈 시뮬레이션이 스트레스받는 현재 상황에 대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밝혀졌다. 스트레스받는 상황에 대해 '과정 시뮬레이션'을 한 그룹은 다른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과 감정적 반응능력이 나았다.



대학생(심리학자들이 사용하는 공식 동네북) 77명이 실험에 참여했다. 현재 그들이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묘사하라고 했다. 대부분 학생은 스트레스를 학업적인 면과 대인 관계적인 면에서 받았다. 이 학생들을 그룹 A와 B, C로 나누었다.



그룹 A: 과정 시뮬레이션. 스트레스받는 현재 상황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시각화해보고, 그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그동안 그들이 한 일은 무엇인지, 정황은 어땠는지, 그들이 무엇을 느꼈는지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룹 B: 결과 시뮬레이션. 학생들은 자신의 상황이 해결되기 시작하는 것을 그려보라고 했다. 상황이 해결되면서 자신이 느끼는 안도감, 성공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만족감을 시뮬레이션했다.

그룹 C: 실험 희생양. 다른 그룹이랑 비교하기 위한 제어집단(control group)이었다. 스트레스 받든지 말든지 내버려 두었다.


1주일 후, 그룹별로 대응 적극성과 스트레스 소화 능력을 비교했다. 대응 적극성(active coping)은 대응 계획을 짜 스트레스 상황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인지(대응했는지) 알아본다. 찰스 커버가 개발한 'COPE' 테스트 지수를 이용해 비교했다. 스트레스 소화 능력(social support)은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잘 견뎌내는지를 알아보았다. 시뮬레이션 시작(1주일 전) 당시 학생들이 스트레스 정도 설문조사에 답한 내용과 시뮬레이션 실험 후 그들이 답한 감정 상태와 비교했다. 








'과정 시뮬레이션(event)'을 한 그룹 A 학생들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계획을 능동적으로 세웠고, 스트레스 소화 능력도 뛰어났다. 특히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가 스트레스를 소화하는데 가장 중요한데, 그룹 A 학생들은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잘했다. '결과 시뮬레이션(outcome)'을 한 B그룹 학생들은 시뮬레이션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 C 학생들(control group)과 차이가 별로 없었다.



'과정 멘탈 시뮬레이션'의 장점은 '희망찬 계획'의 실현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사실 애초에 계획을 소심하게 세우면 '계획 완수'라는 목적은 쉽게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새해 첫날이나 학기 초에 야심 차게 짰던 계획을 실현 못 했던 이유는 너무 '희망찬 계획' 때문이 아니다. 단지 내 상상력(멘탈 시뮬레이션)이 조금 부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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